평화의 소녀상
소녀의 어깨에 앉아 있는 새는 평화와 자유를 상징합니다. 산 자와 죽은 자 사이를 이어주는새입니다. 새는 돌아가신 분들이 완전히 떠난 것이 아니라 우리와 이어져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 줍니다.
어린 소녀는 외롭게 소박한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이 소녀는 한국 소녀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성착취와 고초를 당하며 괴로워 했던 수십만 여성들의 상징이며 오늘날도 그런 고통을 겪는 이들을 상징합니다.
소녀가 입은 한복은 당시 조선의 소녀들이 입던 옷입니다.
바닥에 드리운 그림자는 흘러간 세월을 보녀 줍니다. 소녀상의 그림자는 소녀가 아닌 할머니가 보입니다. 소녀가 할머니가 되기까지 흘러가 버린 세월, 빼앗긴 존엄과 인권에 대한 아무런 배상 없이 지나버린 세월을 뜻합니다.
그 그림자 한가운데 살포시 자리잡은 하얀 나비는 환생을 뜻합니다.
소녀의 발꿈치는 바닥에 닿지 않고 주먹은 아픔으로 꼭 쥐어져 있습니다. 집으로 살아돌아온 소녀들도 마음 편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뭔가 잘못한 듯한 느낌으로 살았습니다.
빈 의자의 뜻은 세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할머니들이 떠나셔서 빈 자리, 우리에게 와서 앉아 피해자 할머니들의 마음을 느껴 보라고 불러들이는 듯한 빈 자리, 전쟁과 폭력이 없는 평화로운 세계를 위해 살겠다고 마음 다지는 연대의 자리입니다. 와서 앉아 보십시오.
김서경 운성 부부작가가 만든 이 소녀상은 경고비로서 오늘날 10점이 넘게 중국, 미국, 캐나다, 호주, 독일 등 국외 도시의 공공장소에 서 있습니다. 2019년 10월에 아홉번째 소녀상이 미국 워싱턴에, 11월에 호주 멜버른에 건립되었습니다. 독일에서는 베를린(2020), 드레스덴 박물관(2021), 카셀 대학교 캠퍼스 (2022)에 세워졌습니다.